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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극찬’ 쏟아졌는데… 정작 국내 딱 52만 명 모으며 흥행 참패한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사진= ‘플레이무비’ 유튜브

해외에서 극찬을 받았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은 2018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였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과 미술 부문 벌칸상까지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평단은 물론 다수의 영화 전문 매체에서도 최고 평점을 이끌어냈다. 특히 프랑스, 영국, 미국 등지에서는 메타포와 미장센의 밀도 높은 활용에 대해 깊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국내 관객 반응은 사뭇 달랐다. 영화의 내용이 난해하고 결말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관람 후기를 둘러싼 의견 차가 컸으며, 결국 누적 관객 수는 52만 명에 머물렀다.

세 인물의 관계를 따라 펼쳐지는 미스터리

‘버닝’은 택배 기사로 살아가는 청년 종수가 우연히 다시 만난 동네 친구 해미, 그들 사이에 등장한 미스터리한 인물 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영화는 겉보기엔 단출한 삼각관계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계급, 욕망, 실종,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이 켜켜이 숨어 있다. 특히 관객이 종수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되며 그 시선이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극은 종수가 배달 중 들른 가게에서 경품 행사에 참여하며 시작된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 친구 해미와 재회하고 그녀로부터 여자용 손목시계를 경품으로 받는다. 해미는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며 종수에게 고양이를 맡기고 종수는 그녀의 방에서 낯선 기운을 느끼면서도 묘한 애착을 키워 간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해미는 예기치 못한 인물, 벤과 함께 나타나며 관계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종수는 벤의 여유롭고 부유한 삶에서 위화감을 감지하고 곧이어 해미가 사라진 뒤 의심은 불안으로 바뀐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바탕으로 하지만 원작의 분위기를 이 감독 특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전혀 다른 깊이로 확장시킨다. 특히 영화 속 ‘고양이의 실존’이나 ‘헛간을 태우는 벤의 취미’는 구체적인 사실로 확인되지 않음으로써 관객 스스로의 판단을 요구한다. 종수의 시선은 때로는 믿음직하고 때로는 모호하다. 결국 해미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벤은 정말 위험한 인물일까, 종수는 무엇을 목격하고 또 무엇을 선택한 것일까.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 질문들 속에서 영화는 끊임없이 긴장을 끌고 간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배우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은 각자의 역할에 깊이를 더하며 인물의 내면을 촘촘히 채워 넣는다. 특히 유아인은 말보다 시선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전종서는 자유롭고도 불안정한 해미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벤 역을 맡은 스티븐 연은 이질적인 여유와 친절함을 동시에 풍기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를 계속해서 의심하게 만든다.

칸에서 압도적 찬사, 국내 반응은 엇갈려

개봉 당시 칸 국제영화제에서 ‘버닝’은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과 미술감독 신점희의 벌칸상을 받았다. 스크린데일리에서는 4점 만점 중 3.8점을 부여하며 역대 경쟁작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에서는 5점 만점 중 4.83점을 주며 ‘버닝’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로 꼽았다. 본상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당해 칸 영화제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은 작품 중 하나였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해외 주요 매체의 반응도 유사했다. 메타크리틱에서 90점을 기록했고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95%에 달한다. 레터박스 어워드에서는 최우수 외국 영화로 선정됐고 프랑스 알로시네에서는 평균 평점 4.3점을 받으며 13개 매체로부터 만점을 얻었다. 로저 에버트 사이트와 LA 타임스, 영국의 가디언 등도 모두 호평을 내놓았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반면 국내 반응은 갈렸다. 평단에서는 시적 이미지와 미장센, 인물의 심리 묘사를 높게 평가했지만 관객 반응은 엇갈렸다. 해석의 여지를 넓게 남긴 영화답게 감상자마다 이해도와 몰입도에 차이가 있었다. 씨네21에서는 별 3개에서 5개까지 평점 편차가 있었고 일부는 지나치게 불친절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익숙한 설명이나 기승전결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밖에 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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