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된 티저와 2년의 침묵… 검열 벽 깨고 돌아온 전설의 공포

한때 전 세계 46개국에서 상영이 금지되며 ‘악명 높은 문제작’으로 불렸던 영화 ‘페이시스 오브 데스(Faces of Death)’의 리메이크판이 마침내 공개됐다. 제작 완료 후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불투명한 행보를 보였던 작품은 최근 극장 개봉과 동시에 다시 한번 논쟁의 중심에 섰다.
검열 논란 끝에 베일 벗은 ‘페이시스 오브 데스’ 리메이크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을 비롯한 외신들은 2023년 촬영을 마친 ‘페이시스 오브 데스’ 리메이크가 오랜 침묵을 깨고 관객들을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당초 영화는 2024년 공개를 목표로 했으나 구체적인 설명 없이 상영이 돌연 취소되며 ‘창고 영화’로 남을 위기에 처했었다.

이후 제작진의 폭로를 통해 그 배경이 드러났다. 제작 과정에서 제작사와 기업 간의 간섭, 수위 높은 표현에 대한 검열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연출을 맡은 다니엘 골드하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검열과 싸우는 과정 자체가 영화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와 닿아 있었다”며 개봉까지의 험난했던 여정을 회상했다.

개봉 직전까지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공개된 티저 영상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유튜브에서 즉각 삭제 처리됐으며 일부 홍보 포스터 역시 게시가 제한되는 등 영화 외적인 갈등이 이어졌다. 이런 논란은 오히려 영화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번 리메이크작은 과거의 고어 장르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검열하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잔혹한 죽음의 현장을 재현해 온라인상에 유포하는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는 1978년 원작의 충격 요법을 계승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디지털 윤리, 폭력의 소비, 검열 시스템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HBO의 인기 시리즈 ‘유포리아’로 스타덤에 오른 바비 페레이라와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이커 몽고메리가 주연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주도한다. 여기에 세계적인 팝스타 찰리 XCX가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디며 화제성을 더했다.

흥행 지표 역시 청신호를 켰다. 배급사 IFC에 따르면 작품은 전야 개봉만으로 45만 달러(약 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자극적인 소재에 매몰되지 않고 현대적 메시지를 결합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46개국 금지, 2026년 다시 불붙은 ‘비디오 너스티’ 논쟁
원작인 1978년작 ‘페이시스 오브 데스’는 실제 죽음을 촬영한 것처럼 연출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해 전 세계적인 충격을 안겼던 작품이다. 당시 영국, 독일, 호주 등지에서 상영 금지 조치를 당하며 이른바 ‘비디오 너스티(Video Nasties)’의 대명사가 됐고 “46개국 금지”라는 광고 문구를 역이용해 기록적인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이번 리메이크는 그 문제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포장해 다시금 논쟁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영화의 개봉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영화 팬들의 반응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검열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문제작’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페이시스 오브 데스’가 향후 전 세계 공포 영화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많은 이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