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영화” 극찬… 칸이 인정한 서늘한 정치 스릴러

국내 최정상급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별점 5점 만점을 부여한 작품이 공개돼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 1일 개봉한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의 신작 ‘두 검사’다.
이동진 평론가, 2026년 첫 만점… “섬뜩한 순환의 미로” 극찬
이동진은 지난 5일 ‘두 검사’에 만점을 매겼다. 그는 해당 영화에 대해 “요소마다 두 차례 반복하며 감옥을 지어 올리는 연출이 드러내는 섬뜩한 순환의 미로”라는 짧지만 강렬한 비평을 남겼다. 이는 그가 2026년 들어 처음으로 인정한 만점 사례다.

이동진은 개봉 전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에서도 “올 들어 현재까지 본 최고의 영화”라며 일찍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영화 ‘두 검사’는 1937년 스탈린 대숙청 시기를 배경으로 한 정치 스릴러물이다. 신입 검사 코르녜프가 브랸스크 교도소에 수감된 공산당 원로의 혈서를 우연히 입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진실 규명을 위해 권력의 중심부인 모스크바로 향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체제에 대한 신뢰가 거대한 관료제 앞에서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를 냉혹하게 그려 낸다.

특히 영화는 전반부의 교도소와 후반부의 검찰총장 관저라는 두 공간을 대칭적으로 설계해 전체주의 체제의 모순을 시각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카프카나 조지 오웰식의 부조리한 긴장감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며 관객을 압도한다.

원작은 실제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서 16년간 수감됐던 러시아 작가 게오르기 데미도프의 소설이다. 1969년 집필 당시 KGB에 압수됐던 원고가 2009년에야 세상에 공개되며 영화화의 발판이 마련됐다.

연출을 맡은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은 소련의 폭력적 역사와 현대사의 상흔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온 우크라이나 출신의 거장이다. 2010년 ‘나의 기쁨’으로 칸영화제에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2021년 ‘바비 야르 협곡’으로 황금의 눈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 왔다. ‘두 검사’는 그의 전작 ‘돈바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극영화다.
러시아 침공 반대 배우들의 열연, 작품의 진정성 더해
해당 작품은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랑수아 샬레상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입증했다. 또한 영화 전문지 스크린데일리 별점 집계 공동 1위,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5%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평단의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외신들은 “스탈린 시대의 질식할 듯한 공기를 끝까지 채워 넣은 완벽한 드라마”라며 호평했다.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남다르다. 주연인 알렉산드르 쿠즈네초프를 비롯해 1인 2역을 소화한 알렉산드르 필리펜코, 아나톨리 벨리 등 주요 출연진 모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며 고국을 떠난 인물들이다. 전체주의에 맞서는 극 중 메시지가 배우들의 실제 삶과 맞닿아 있어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작품을 감상한 이들 역시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관람객들은 “영화가 지루하고 답답하다면 당신은 감독의 의도대로 제대로 감상하고 있는 중이다”, “어둠 속에서 꺼져 가는 개인의 투지”, “영화 자체가 거대한 감옥 같다”, “길고 지루한 길, 좁고 갑갑한 방, 그것만이 감옥인 줄 알았던 두 명의 개인”, “힘없는 자가 외치는 정의는 그저 소음이 될 뿐”, “좁은 화면비처럼 마지막까지 갑갑하다. 순간순간 사소한 디테일들이 건조한 영화에 풍성함을 넣어 준다”, “영화 처음부터 결말을 알 수 있지만 내내 긴장을 유지한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