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동화로 착각하면 큰일" 자세히 보면 19금 작품 못지않아 감탄 터지는 영화

“동화로 착각하면 큰일” 자세히 보면 19금 작품 못지않아 감탄 터지는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80만 관객이 증명한 21세기 최고의 명작

사진= ’20th Century Studios Korea’ 유튜브

2014년 개봉 이후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을 동시에 사로잡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예술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며 명작 반열에 올랐다. 작품은 제64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개막작이자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 미술상, 의상상, 분장상 등 4관왕을 휩쓸며 그 예술적 가치를 증명했다. 특히 BBC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TOP 100’에 이름을 올리며 시대를 관통하는 걸작임을 공고히 했다.

분홍빛 환상 뒤에 숨겨진 서늘한 추적극,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영화의 배경은 알프스산맥 근처에 위치한 가공의 국가 ‘주브로브카 공화국’이다. 이름에 ‘부다페스트’가 포함돼 있어 실제 헝가리를 떠올리기 쉽지만 영화 속 호텔은 철저히 가상의 공간에 존재하는 하나의 메타포다. 시간적 배경은 1932년을 중심으로 1968년, 1985년, 2014년까지 다층적인 구조를 띠며 서사를 전개한다.

사진= 피터팬픽쳐스

이야기는 1917년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 D.’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다녀간 직후 의문의 살인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유언을 통해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명화 ‘사과를 든 소년’을 호텔의 전설적인 지배인이자 그의 연인이었던 ‘구스타브’에게 남기지만 유산에 눈이 먼 아들 ‘드미트리’는 구스타브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고 구스타브는 충실한 로비 보이 ‘제로’와 함께 누명을 벗기 위한 탈출과 모험을 감행한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독보적인 미장센이다. 화려한 파스텔톤의 색감과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좌우 대칭의 화면 구성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책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국내 평론가 이동진 역시 별 다섯 개 만점을 부여하며 그 연출력을 극찬한 바 있다.

사진= 피터팬픽쳐스

아기자기한 외피 속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인간의 물욕이 빚어낸 참혹한 살인 사건과 더불어 전쟁과 파시즘이라는 시대적 비판을 날카롭게 내포하고 있다. 화려한 호텔의 전성기와 쇠락해 가는 과정을 통해 사라져 가는 시대에 대한 향수와 비극을 동시에 담아낸다.

예술 영화의 반란, 박스오피스 뒤흔든 ‘핑크빛’ 돌풍

국내 흥행 기록 역시 엄청나다. 2014년 개봉 당시 예술 영화라는 장르적 한계로 인해 두 자릿수의 적은 상영관으로 시작했으나 관객들의 폭발적인 입소문이 흐름을 바꿨다. 개봉 첫 주말 7만 2000여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5위로 진입한 이후 점차 상영관을 늘려 가며 대작들 사이에서 당당히 순위권을 지켰다.

사진= 피터팬픽쳐스

당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와 같은 대형 블록버스터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흥행세는 꺾이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전국 관객 8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외화 예술 영화가 제대로 된 개봉관조차 잡기 힘든 한국 영화계 현실에서 가히 기록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사진= 피터팬픽쳐스

최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확정 지으며 더욱 넓은 연령층의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현재 전국 27개 상영관에서 꾸준히 상영 중인 작품은 극장뿐 아니라 OTT 플랫폼에서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피터팬픽쳐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단 한 장면도 버릴 게 없다”, “놀라운 색채감, 화면 구성, 코믹한 배우들의 표정, 연기, 긴박한 시나리오 등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구스타보를 그저 한 인생 자기 환상 속에서 멋지게 살다 간 사람이라 얘기한 마지막 한마디가 인상 깊게 남는다”, “좀 재수 없을 정도로 진지하게 말하자면, 순수한 오락 영화가 한 편의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는 순간을 목격했다”, “색감 배경 소품이 모두 너무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워서 그와 대조되는 장면들이 더 극적으로 보였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사진= 피터팬픽쳐스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 영화계에서 본작은 엄연한 예술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대중적인 성공까지 거머쥐었다. 기상천외하고 미스터리한 사건 속에서 전 세계 관객을 매료시킨 이 황홀한 모험은 앞으로도 오랜 시간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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