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매료시킨 ‘K-법정물’, 평단이 극찬한 2022년의 수작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은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소년법’과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제도를 정면으로 다루며 법정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방법원 소년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은 권선징악을 넘어 정의와 형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소년범을 바라보는 다각적인 시선을 심도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냉정한 ‘십은석’과 따뜻한 차태주, 두 판사가 그리는 정의의 두 얼굴
드라마의 중심에는 배우 김혜수가 열연한 심은석 판사가 있다.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 판사로 부임한 그는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라고 당당히 선언하며 등장한다. 심은석은 법정 안팎에서 타협 없는 엄정함을 유지하며 보호 처분 중 가장 무거운 10호 처분(소년원 2년)을 가장 많이 내려 ‘십은석’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인물이다. 지독한 워커홀릭인 그는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수사관 못지않게 발로 뛰며 규율보다 사건의 본질과 궁극적인 원리를 파고드는 강인한 신념을 보여준다.

반면 김무열이 연기한 좌배석 판사 차태주는 심은석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그는 소년범들을 차갑게 대하는 심은석과 달리 그들의 사정에 귀를 기울이고 상냥하게 보듬으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초반에는 심은석의 서늘한 태도와 충돌하기도 하지만 ‘연화 아파트 살인 사건’ 등 복잡한 사건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하며 긴밀한 공조를 이뤄낸다.
이들의 무게 중심을 잡는 것은 이성민이 연기한 부장판사 강원중이다. 22년 경력의 베테랑인 그는 초기에는 매스컴을 의식하고 사건을 신속히 매듭지으려는 관료적인 인물처럼 비춰지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누구보다 소년들의 현실을 고민하는 판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심은석의 소신을 지지하며 진범을 심판할 수 있도록 돕는가 하면 소년법 개정을 위해 5년 넘게 헌신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결국 그는 국회의원 출마 제의를 수락하며 법복을 벗게 되는데 이는 사법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그의 마지막 선택으로 그려진다.
평단과 대중 모두 잡아… 국내외 매체가 극찬한 웰메이드 시리즈
‘소년심판’은 공개 직후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다. 미국의 저명한 주간지 타임(TIME)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해야 할 2022년 베스트 한국 드라마 10선’ 중 하나로 해당 작품을 선정했으며 영국 대중문화지 NME 역시 그해 최고의 한국 드라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평단의 지지는 확고했다. 영화 전문 매체 ‘씨네21’의 연말 결산에서 기자와 평론가들이 선정한 ‘2022년을 빛낸 OTT Best 국내 시리즈 10선’에 포함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촉법소년 문제라는 다소 무겁고 예민한 소재를 극적인 연출과 탄탄한 서사로 풀어냈다는 점이 주요 선정 요인으로 꼽혔다.

흥행 성적 또한 눈부셨다. 김혜수의 첫 넷플릭스 출연작이라는 화제성과 사회적 이슈가 맞물리며 ‘소년심판’은 공개 단 이틀 만에 국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록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2022년 2월 넷째 주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단 3일간의 기록만으로 비영어권 부문 전 세계 3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북미와 유럽권에서는 당시 흥행 중이던 ‘애나 만들기’와 ‘바이킹스: 발할라’의 기세에 눌려 폭발적인 순위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아시아권에서의 반응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이후에는 대한민국을 포함해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에서 1위를 휩쓸었으며 대만, 싱가포르, 홍콩에서는 2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3위)와 필리핀(5위)에서도 상위권에 안착하며 글로벌 톱 10 차트에 성공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