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130만은 넘길 줄 알았는데 27만 참패 후 'OTT'서 터진 한국 영화

130만은 넘길 줄 알았는데 27만 참패 후 ‘OTT’서 터진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27만 관객’ 안방극장서 대반전… 신선한 판타지 감동에 시청자 응답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최우식과 장혜진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넘버원’이 안방극장에서 새 출발을 알렸다. 극장 개봉 당시에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으나 세계적인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자마자 단숨에 정상을 차지하며 역주행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20일 넷플릭스 탑텐(TOP 10) 공식 웹사이트와 국내 순위 집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넷플릭스에 전격 공개된 영화 ‘넘버원’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지 단 하루 만인 지난 19일 대한민국 ‘넷플릭스 TOP 10 영화’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11일 극장에서 개봉한 지 약 3개월 만에 OTT 플랫폼에 상륙하자마자 곧바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기생충’ 주역들의 재회, 참신한 판타지 휴먼 드라마

영화 ‘넘버원’은 세계적인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최우식과 장혜진이 다시 한번 뭉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영화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 공승연과 묵직한 인상의 유재명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합세해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작품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숫자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참신한 판타지 설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주인공 ‘하민'(최우식 분)은 엄마가 해준 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정체불명의 숫자가 나타나는 이상 현상을 겪게 된다. 의문의 숫자는 엄마의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하나씩 줄어들고 끝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장혜진 분)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는 잔인한 운명의 비밀을 알게 된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엄마의 죽음을 막고 그를 지키기 위해 하민은 온갖 핑계를 대며 그토록 맛있던 집밥을 필사적으로 피하기 시작한다. 평범했던 일상이 한순간에 뒤집힌 아들의 눈물겨운 사투는 관객들에게 “당신이 엄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얼마나 남았습니까?”라는 묵직하고도 정서적인 질문을 던지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철저했던 설 연휴 극장가, 아쉬운 틈새 전략 실패

이처럼 탄탄한 배우진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넘버원’의 극장 개봉 성적표는 대단히 뼈아팠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넘버원’의 총제작비는 약 40억 원가량으로 최근 한국 상업영화 지형도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적은 비용이 투입된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작품이었다. 이에 따라 손익분기점 역시 130만 명 수준으로 비교적 낮게 책정됐다. 제작사 측은 마케팅 규모 역시 설 연휴 기간 함께 맞붙은 대작 경쟁작인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등에 비해 중소 규모 수준으로 작고 유연하게 가져가는 ‘틈새 전략’을 선택했다.

현장의 현실은 냉혹했다. 설 연휴 극장가에서 ‘넘버원’과 마찬가지로 감동을 주요 무기로 삼았던 경쟁작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입소문을 타며 흥행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 치명타였다. 타깃 관객층이 정확히 겹치는 상황에서 ‘넘버원’은 ‘왕과 사는 남자’에게 관객 입소문과 상영 횟수(스크린 수) 양쪽 모두에서 크게 밀리기 시작했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결국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극장가 관객들의 수요는 완전히 ‘왕과 사는 남자’ 쪽으로 기울어졌다. ‘넘버원’은 휴일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평일 관객 수와 비교해도 그다지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관심을 걸었던 틈새 전략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스크린 뒤안길로 사라졌던 비운의 수작, OTT서 날개 달다

이후 ‘넘버원’의 극장 잔혹사는 계속됐다. 또 다른 경쟁작인 ‘신의 악단’과 박스오피스 3, 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중 개봉 3주 차에 접어들며 신작 ‘너자 2’, ‘초속 5센티미터’ 등이 잇따라 가세하자 박스오피스 7위까지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개봉 4주 차부터는 상영관 스크린 수가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격하게 축소됐고 결국 박스오피스 20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나며 사실상 극장가 스크린에서 퇴장 수순을 밟았다. 최종 누적 관객 수는 손익분기점인 130만 명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27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쳐야만 했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극장 스크린에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던 ‘넘버원’의 진가는 안방극장에서 비로소 증명됐다. 넷플릭스 공개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숨겨진 명작을 찾았다”, “집에서 보기 딱 좋은 감동 드라마”라는 호평이 이어지며 안방극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스크린 수 경쟁에서 밀려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비운의 작품이 OTT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판 위에서 역전극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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