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평점 5점대까지 떨어졌다" 호기롭게 극장 나섰는데 관객 반응 차갑던 한국 영화

“평점 5점대까지 떨어졌다” 호기롭게 극장 나섰는데 관객 반응 차갑던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60억 제작비에도 냉정한 관객 평가

사진= ‘TCO더콘텐츠온’ 유튜브

2024년 개봉한 영화 ‘필사의 추격’은 한국의 주요 관광지인 제주도를 주 무대로 삼아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대개 아름답고 평화로운 휴양지로 그려지던 기존 미디어와 달리 작품은 제주도의 화려한 풍경 뒤에 숨은 차가운 현실과 사회 갈등을 스크린 위에 가감 없이 담아내며 묵직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영화는 은근하게 외부인을 배척하는 제주도 원주민들의 폐쇄적인 태도와 제주도의 토지를 하나씩 잠식해 들어오는 중국계 자본가들의 현실을 날카롭게 반영했다. 작중에서 표현되는 제주도 사람들은 이른바 ‘지들끼리만 통하는 인맥에 얽매인 전형적인 시골 사람들’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졸부를 비롯한 중국 측 악역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제주도의 땅을 차례로 사들이며 사익을 취한다. 씁쓸하게도 영화는 제주도민들의 패거리 문화와 외지인을 향한 강한 경계심이 외부 자본의 잠식 속에서 더 깊어졌다는 점을 짚어내며 현실적인 씁쓸함을 더한다.

마약 밀매 음모와 뒤엉킨 세 남자의 대환장 추격전

영화의 갈등은 토지 매입 문제를 넘어 범죄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대만 흑사회 세력이 펜타닐과 같은 치명적인 마약을 초콜릿으로 위장해 국내에 유통하려는 거대한 음모를 꾸미기 때문이다. 이들의 악행이 얼마나 극악무도한지, 작중에서 이들과 유착해 로비를 받던 제주도의 부패 공무원들조차 선을 넘는 범죄 행각에 기겁하며 환멸을 느낄 정도다. 이처럼 범죄의 온상이 돼버린 제주도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세 명의 인물이 운명적으로 얽히며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 TCO더콘텐츠온

작품을 이끌어가는 첫 번째 주역은 배우 박성웅이 연기한 김인해다. 그는 완벽한 변장술로 수사망을 피해 다니며 형사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자타 공인 최고의 사기꾼으로 일명 ‘빅뺑’이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제주도에 입성하자마자 제주 경찰들의 집중 타깃이 되는 인물이지만 사기꾼이라는 본업과 달리 의외로 수준급 격투 실력까지 겸비해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TCO더콘텐츠온

이에 맞서는 형사 조수광 역은 배우 곽시양이 맡았다. 넘치는 정의감을 주체하지 못하지만 심각한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그는 범인을 검거하는 도중 과도하게 폭력을 행사하다가 결국 징계를 받고 제주도로 좌천된 인물이다. 기본적으로 무술과 격투기에 능하며 특히 관절기를 필살기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유술의 대가로 그려져 강력한 액션을 보여준다.

사진= TCO더콘텐츠온

이들과 대립하는 영화의 메인 빌런이자 최종 보스인 주린팡은 배우 윤경호가 맡았다. 주린팡은 대만을 거점으로 해외에서 펜타닐 등 마약 거래를 독점해 온 대만 흑사회의 거물로 제주도를 새로운 마약 유통 거점으로 삼기 위해 입국한다. 비록 거대한 악의 축으로서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의외로 자체 전투력은 낮다는 허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 후반부에는 체력이 이미 바닥날 대로 바닥난 조수광 형사에게조차 허무하게 제압당하는 다소 허당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진= TCO더콘텐츠온

도망칠 곳 없는 섬 제주에 발을 디딘 세 사람은 각자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서로를 쫓고 쫓기는 쉴 틈 없는 대환장 추격전을 벌이며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과감한 시도와 명배우 열연에도 흥행과 평점은 잔혹했다

영화 ‘필사의 추격’은 박성웅, 곽시양, 윤경호 등 개성 넘치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제주도라는 공간이 주는 로컬리티를 범죄 액션 장르에 잘 녹여내려 노력했다. 현실의 외지인 배척 문화와 해외 자본 유입 문제, 마약 밀매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결합한 시도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사진= TCO더콘텐츠온

이런 과감한 시도에도 대중의 성적표는 냉담했다. 약 60억 원의 상당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은 극장 매출과 부가 수입 등을 고려했을 때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최소 100만 명 이상의 누적 관객 수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개봉 당시 최종 누적 관객 수는 약 132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고 마케팅 비용과 극장 정산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흥행 실패라는 결과를 안게 됐다.

사진= TCO더콘텐츠온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는 지표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작품의 현재 관객 평점 역시 5점대라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선한 배경 설정과 배우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다소 진부한 전개와 캐릭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연출의 한계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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