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음악방송 무대에 처음 섰던 아이유는 당시 16살이었다. 데뷔곡은 ‘미아’였다. 발라드 장르로 구성된 ‘미아’는 차분한 분위기의 멜로디가 특징이었지만 무대에서는 아무도 그의 노래를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 환호 대신 야유가 터져 나왔다. 아이유는 낯선 무대 위에서 “이 돼지 같은 게”와 같은 말들을 들으며 무대를 마쳐야 했다.
당시 음악방송을 찾은 관객 대부분은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팬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낯선 신인 가수의 등장은 곧 방해 요소이자 지루함뿐이었다. 이제 막 데뷔한 어린 아이유는 환영받지 못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아이유는 이후 방송에서 “3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관객이 무대 자체를 들어주긴 하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다”고 말하며 당시의 씁쓸한 심경을 밝혔다.
꿈에 그리던 무대에서 절망감을 맛봐야 했던 아이유는 포기하지 않고 가수로서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갔고 드디어 2010년 빛을 볼 수 있었다.
무시당하던 신인에서 국내 최고 솔로 가수로
2010년 발매된 ‘좋은 날’은 아이유에게 전환점이 된 곡이다. 세 번째 미니앨범 ‘Real’의 타이틀곡으로 수록됐다. ‘좋은날’은 발매와 동시에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국내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서는 27주 연속 차트인 기록을 세우고 4주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좋은 날’의 가사는 짝사랑을 테마로 한다. 고백하지 못한 채 망설이는 소녀의 감정을 경쾌한 멜로디에 담았다. 곡의 클라이맥스에서는 유명한 3단 고음이 등장한다. 아이유는 무대 위에서 3단 고음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탄탄한 실력을 입증했다.
‘좋은 날’을 기점으로 아이유에게는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했다. 이후 ‘금요일에 만나요’, ‘스물셋’, ‘팔레트’, ‘삐삐’, ‘Blueming’, ‘라일락’ 등 연이어 히트곡을 발표하며 입지를 굳혔다. 현재는 음원 공개만 하면 차트를 장악하는 한국 대표 가수가 됐다.
지난해 9월, 아이유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유 콘서트 더 위닝’을 열었다. 이틀간 무려 10만 7000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첫 여성 가수였다. 국내 솔로 가수 중에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뮤직비디오 조회 수도 수천만을 기록한다. ‘셀러브리티’, ‘라일락’, ‘삐삐’등과 같은 곡은 억 단위 뷰를 넘기며 열렬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유는 예능과 연기 분야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드라마 데뷔작은 2011년 ‘드림하이’다. 이후 ‘프로듀사’,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1인 2역을 해내며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했다.
아이유 ‘Never Ending Story’
지난 5월에는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3’를 발매하며 가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앨범은 발매 직후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며 또 한 번의 흥행을 증명했다. 이번 앨범은 2017년 ‘꽃갈피 둘’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총 6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Never Ending Story’는 2002년 록밴드 부활이 발표한 동명의 곡을 재해석한 버전이다. 원곡의 드라마틱한 록 사운드 대신 피아노와 스트링을 중심으로 구성해 서정적인 감성을 강조했다. 담백한 편곡 위에 아이유만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져 섬세한 감정선을 살려냈다. 발매 직후 멜론, 지니, 벅스 등에서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고, 지니와 벅스에서는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이유는 앞서 ‘꽃갈피’ 시리즈를 통해 리메이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왔다. 이번 ‘꽃갈피3’ 역시 흥행과 음악성을 동시에 잡으며 아이유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데뷔 당시 차가운 시선을 견뎠던 아이유는, 어느덧 17년 차 가수가 됐다. 처음 들었던 욕설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입장권을 구하는 게 더 어렵다.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정점을 향해가고 있다. 여전히 음원을 발표하면 1위를 차지하고 공연을 열면 수만 명이 몰린다.
‘좋은 날’ 한 곡으로 시작된 아이유의 전성기는 멈추지 않았다. 꾸준한 활동과 음악으로 대중의 신뢰를 얻어온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