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 “넷플릭스 공무원” 별명에 솔직한 심경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16일 배우 박해수는 이날 행사에서 작품을 설명하며, 넷플릭스 콘텐츠에 연달아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박해수는 2025년 한 해 동안 넷플릭스를 통해 총 네 편의 작품을 공개했다. ‘악연’, ‘굿뉴스’, ‘대홍수’까지 모두 오리지널로 제작된 작품이었다. 그는 각 작품이 개별적으로 준비된 결과였다고 말하면서도 “예정된 순서 없이 한 해에 몰려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작품으로 만나게 돼 걱정이 없진 않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점에 대해선 “많은 배우들이 서고 싶어 하는 무대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감사한 부분도 있지만 ‘공무원’이라는 말은 솔직히 부끄럽다”고 말했고, “다른 장르와 다른 채널에서 또 다른 역할로 찾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연극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박해수는 브라운관에선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이지란 역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야구선수 출신 수감자 김제혁을 연기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고, 해당 작품으로 제2회 더 서울어워즈 남우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오랫동안 김제혁이라는 배역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인상이 강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에서 국정원 요원 최창호 역을 맡으며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었다.
영화계에서도 확장된 행보를 이어갔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양자물리학’의 이찬우 역할로 제40회 청룡영화상과 제25회 춘사영화제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 ‘야차’에도 출연했고,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오징어 게임’까지 플랫폼 내 주요 시리즈 대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과거 대표작인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면서 ‘넷플릭스 전속 배우’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게 굳어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출연한 극장 영화 ‘유령’의 포스터만 보고도 넷플릭스 콘텐츠인 줄 알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대홍수’, 장르보다 인물에 집중한 이야기

박해수는 이번 작품 ‘대홍수’를 처음 접했을 당시 일반적인 재난물로 예상하고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구조가 단순하지 않았고, 중반 이후에는 오히려 감정의 전개가 이야기의 무게를 잡아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게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징적인 장면이 많았고, 읽는 동안 복잡한 감정이 쌓였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도달했을 때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게가 남았다고 전했다.
‘대홍수’는 지구에 거대한 물난리가 닥친 최후의 날, 물속에 잠기는 아파트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극이다. 박해수가 연기한 인물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기존 재난 영화와 달리 생존 그 자체보다는 사람의 선택과 관계에 초점을 맞췄고, 그는 이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편, 박해수는 발성과 딕션이 정확한 배우로 평가받는다. 무대 출신답게 감정을 과하지 않게 표현하는 연기가 장점으로 꼽힌다. ‘오징어 게임’에서 조상우 역을 맡아 “기훈이 형!”이라고 절규하는 장면이나, ‘수리남’에서 “식사는 잡쉈어?”라고 말하는 짧은 대사가 인터넷 밈처럼 퍼지며 회자됐다. 전형적인 대사조차 캐릭터에 맞게 소화해내는 방식은 그가 가진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에만 네 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연달아 공개되면서, 박해수는 결과적으로 플랫폼을 대표하는 얼굴 중 하나가 됐다. 그는 이에 대해 “좋은 작품을 꾸준히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지금은 장르나 채널을 더 넓히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짧게 말했다. 오는 12월 19일에는 ‘대홍수’가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