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는 낮은 평점과 혹평이 이어졌던 영화 ‘대홍수’가 넷플릭스에서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대홍수’는 3주 연속 글로벌 비영어 영화 부문 1위 차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영화 중 최초로 ‘넷플릭스 역대 인기 비영어 TOP 10’ 차트에 진입하며 국내 반응과 달리 세계 시장에서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3주 연속 넷플릭스 1위…한국 영화 첫 TOP 10 진입
넷플릭스에 따르면 ‘대홍수’는 3주 연속 글로벌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인기 비영어 영화 7위까지 오르는 성적을 거뒀다.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 러닝타임으로 나눈 수치)는 공개 3주 만에 7120만을 돌파했으며 이번 주에만 1110만을 추가로 기록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역대 비영어권 영화 가운데 1위는 2022년 공개된 ‘트롤’로, 시청수는 1억 300만에 달한다. 현재 ‘대홍수’가 7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순위가 더 오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대홍수’의 이 같은 글로벌 흥행은 국내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 넷플릭스 역대 인기 비영어 영화 TOP 10에 이름을 올린 한국 영화는 없었다. 넷플릭스 측 역시 “한국 영화 중 ‘대홍수’가 유일하게 이 차트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대홍수가 지구를 덮친 마지막 날 인류의 생존을 걸고 물에 잠기는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주인공 구안나(김다미)는 UN 산하 연구기관 소속 책임연구원으로, 거대한 해일 속에서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한다. 손희조(박해수)는 이모션엔진 인력보안팀 요원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 속에서 구안나를 구하기 위해 분투한다. 극중 주요 무대가 되는 아파트 303호와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재난 상황 설정은 영화의 색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혹평 뚫고 세계 시장에서 돌풍
글로벌 흥행 성적과는 다르게 국내에서 ‘대홍수’가 남긴 반향은 완전히 다르다. 네이버 평점은 10점 만점에 4점대를 기록하고 있고 왓챠피디아 평점은 1점대까지 떨어졌다. 해외 관객 평가도 IMDb 5.4점,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 35%로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초반부에는 재난물과 아포칼립스 장르의 긴장감으로 시작하지만 중반 이후 AI와 SF가 결합된 독특한 방식으로 흐름이 전환된다. 기존에 ‘해운대’나 ‘콘크리트 유토피아’ 같은 전형적인 한국형 재난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당혹감을 준다. 이런 장르 전환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대목이다.

스토리 전개 역시 국내 시청자들이 꼽는 불만 요인이다. 극의 중심이 되는 AI 이모션엔진과 딥러닝, 강화학습 과정 등은 기술적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에게는 이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영화 중간중간 삽입식으로 장면이 전환되고 배경이 이동하는 방식도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때문에 스토리가 난잡하게 전개된다는 지적과 함께 친절하지 않은 설명이 관람객들의 혼란을 키웠다.

그럼에도 ‘대홍수’의 글로벌 성적은 확실히 눈에 띈다. 대한민국, 홍콩, 브라질, 태국 등 80개국 이상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국내 혹평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장르 시도와 독특한 세계관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점을 흥행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대홍수’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써나갈지, 또 한국 영화가 글로벌 OTT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