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세대 아이돌 그룹 투투 출신 방송인 황혜영이 뇌종양 수술 15년 만에 3년 주기 추적검사를 앞두고 복잡한 심경을 SNS에 털어놨다.
황혜영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병원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2010년 진단받은 그해부터 6개월마다, 1년마다 추적검사를 해오다 3년 전 처음으로 ‘3년 뒤에 봐도 되겠다’는 말을 듣고 세상 해방됨을 느꼈었다”고 밝혔다. 이어 “평생 추적검사를 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3년이 지나 다시 검사일이 되니 며칠 전부터 잠을 설치고 긴장된다”고 했다.

뇌종양 진단을 처음 받았던 날도 생생하게 떠올렸다. 황혜영은 “37살 때 이유 모를 두통과 어지러움, 메스꺼림이 지속돼 혼자 병원을 찾았고, 혼자 결과를 들었다”고 전했다. 의사로부터 “뇌수막종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그게 뭐예요?”라고 물었더니 “뇌종양이요, 빨리 수술 날짜 잡으세요”라는 짧은 대답이 전부였다고 했다. 그는 “한겨울이었는데도 추운지도 모르고 병원 야외 벤치에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고 했다. “나한테 왜 이런 일이”라는 생각 대신 “그럴만하다,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고도 했다. 그날 수술 일정은 잡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어린 시절 가정환경도 이번에 처음으로 꺼냈다. 황혜영은 4~5살 무렵부터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틀이 멀다 하고 큰소리가 나고 깨지는 집이었고, 다음 날 새벽엔 어김없이 엄마는 없었다”고 했다. 텅 빈 옷장과 엄마의 체취가 남은 실내복을 붙들고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엄마를 찾아 나섰다는 기억도 전했다. “아빠는 항상 바빴고 엄마는 항상 없었다. 두 분이 함께 집에 있는 날은 항상 다툼이었고, 이후 엄마의 화풀이 대상은 늘 나였다”고 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었다고도 했다. 7~8살의 어린 나이에 무방비 상태로 혼자 남겨지는 일이 수십 번씩 반복됐다고 했다.

유년기와 10대 내내 긴장과 우울, 외로움이 일상이었다고도 했다. 황혜영은 “지금도 해 질 녘 시간대가 너무 싫고, 약 없이는 잠 못 드는 날이 여전하다”고 했다. 아버지는 경제적인 풍족함으로 부재를 채우려 했지만 결핍은 상처로 남았고, 어머니는 함께 살지 않는데도 툭하면 겹겹이 난 상처 위에 비수를 꽂아댔다고 했다. 언젠가부터 이해하려는 노력도, 사과를 바라는 마음도 내려놨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차단뿐이었다고 했다. “찬란하게 빛났던 청춘의 시간에도 빛나는 만큼 외로웠고 우울했고 불행했다. 사실 삶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고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20대 때부터 먹기 시작한 우울증약과 공황장애약으로 하루하루 버텼다. 뇌종양 진단을 받았을 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전환점은 남편과의 만남이었다. 황혜영은 “너무 피곤해서 쉬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을 때, 아무런 의지도 없이 모든 걸 내려놨을 때 남편을 만났고, 남편은 기꺼이 나의 지푸라기가 되어줬다”고 했다. 이후 화목한 새로운 가족이 생겼고,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아이들에게 되물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엄마가 됐다고 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나의 꿈이 됐다”고도 밝혔다.

황혜영은 “오늘 추적검사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또 일주일, 밥을 먹어도 일을 해도 내 속은 폭풍상태겠지만 늘 그랬듯이 묵묵히 버틸 것이다. 난 엄마니까”라고 글을 마쳤다. 동료 방송인 소유진은 “우리 언니 파이팅, 최고의 엄마”라는 응원 댓글을 달았고, 누리꾼들도 “언제나 응원한다”, “좋은 결과 기도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황혜영은 1994년 투투 멤버로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11년 정치인 출신 사업가 김경록과 결혼해 쌍둥이 아들을 두고 있다. 쇼핑몰 CEO로 전환해 연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