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방영된 MBC 드라마 ‘내일’은 방영 당시 웃지 못할 기록으로 화제가 됐었다. 대다수 드라마의 경우 전개가 무르익는 마지막 회에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과 달리 해당 작품은 첫 회가 정점을 찍은 뒤 회차가 거듭될수록 점차 하락 곡선을 그렸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이후 경쟁작과 맞물리며 수치가 낮아지는 독특한 양상을 남겼다.
저승사자들의 오피스 판타지 드라마 ‘내일’
드라마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저승사자라는 익숙한 설정을 가져오면서도 방향은 다르다. 죽은 이를 인도하던 존재들이 이제는 스스로 생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구하는 역할을 맡는다. 저승 오피스라는 배경 위에 판타지를 더해 죽음이 아닌 삶을 붙잡는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두렵고 눈을 뜨는 순간부터 숨이 막히는 사람들. 해가 뜨지 않기를 바라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맞이한 하루가 고통으로 이어질 때 이들에게 필요한 말은 훈계가 아닌 이해일 수 있다. ‘내일’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작품의 중심에는 위기관리팀이 있다. 자살 위험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가 삶의 끈을 붙잡도록 돕는 팀이다. 김희선이 연기한 구련은 팀의 신입 팀장으로 등장한다. 업무에서는 냉철하고 빠른 판단력을 보이지만 저승과 이승의 균형을 흔드는 존재로 지목되기도 한다.

구련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규정도 넘어선다. 그 행동이 연민에서 비롯된 것인지 지옥을 다녀온 과거와 연결된 것인지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400년 동안 “살려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 인물에게 옥황이 제안한 조건, 주마등에서 일하게 된 배경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비밀스러운 과거와 현재의 선택이 교차하며 인물의 내면을 조금씩 드러낸다.

위기관리팀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합류한다. 로운이 맡은 최준웅은 팀의 실수로 살아 있는 몸에서 영혼이 분리된 존재다. 죽은 자도, 산 자도 아닌 상태로 6개월 안에 코마 상태에서 깨어나는 조건을 걸고 팀에 들어온다. 현실에서는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지만 저승의 엘리트 집단인 주마등에 기간제로 입사한 셈이다.

이수혁이 연기한 박중길은 혼령관리본부 인도관리팀장이다. 주마등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거느린 팀의 책임자로 원칙을 중시한다. 인간의 생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자살을 이기적인 선택으로 규정한다. 위기관리팀과 충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자살자를 향한 그의 분노가 유독 깊어 보인다는 점은 또 다른 사연을 암시한다.
국내와 해외, 엇갈린 성적표
방송 초반 성적은 엇갈렸다. 금요일에 방송된 1회는 높은 화제성과 경쟁작 부재로 MBC 금토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첫 회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토요일 2회는 상황이 달랐다. ‘결혼작사 이혼작곡3’, ‘태종 이방원’,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강한 경쟁작과 시간대가 겹치며 시청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 tvN ‘우리들의 블루스’ 등 화제작이 잇따라 편성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국내 지표와 달리 해외 반응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프로그램 주간 시청 시간 순위 7위에 올랐고 FlixPatrol 기준 월드 최고 순위 역시 7위를 기록했다.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해외 매체에서도 작품의 메시지와 설정을 주목하며 호평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