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관객 4만의 '실패작'이 10년 만에 넷플릭스 TOP10 찍으며 뒤집힌 한국 영화

관객 4만의 ‘실패작’이 10년 만에 넷플릭스 TOP10 찍으며 뒤집힌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10년 만에 맞이한 전성기… 입소문 타고 ‘역주행 신화’

사진= ‘OCN’ 유튜브

약 10년 전 극장에서 조용히 묻힌 한국 영화 한 편이 OTT 플랫폼을 통해 뒤늦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요섭 감독이 연출한 2016년 작 ‘범죄의 여왕’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차트에 깜짝 진입한 작품은 지난 30일 오전 기준 7위권까지 이름을 올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극장 개봉 당시 최종 관객 수는 4만 3866명. 흥행 성적표만 본다면 사실상 실패에 가까웠으나 스트리밍 시대의 파도를 타고 대중의 선택을 다시 받으며 완전히 새로운 운명을 써 내려가고 있다.

120만 원 수도요금의 비밀, 아줌마의 ‘촉’이 깨운 고시원 잔혹사

영화 ‘범죄의 여왕’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아들이 머무는 고시원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추적하는 엄마의 여정을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이자 블랙 코미디다. 영화의 중심에는 배우 박지영이 열연한 주인공 ‘양미경’이 있다.

사진= 콘텐츠판다

전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미경은 동네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눈썹 문신 등 ‘야매’ 불법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인물이다. 영화 초반 시술에 불만을 품고 쳐들어온 고객의 폭력적인 남편을 약물이 든 주사기로 제압하는 장면은 그의 남다른 ‘깡’과 생존 본능을 단번에 보여준다. 이런 미경의 평온한 일상은 금쪽같은 아들 익수가 머무는 서울의 고시원에서 수도요금이 무려 120만 원이나 청구되면서 뒤흔들린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쪽팔릴 것도, 못 할 것도 없는 미경은 이 말도 안 되는 수도요금을 해결하기 위해 상경하지만 고시원에 발을 들인 순간 특유의 ‘직감’과 ‘촉’이 발동한다.

4만 관객의 비운 씻었다… 10년 만에 넷플릭스 ‘TOP 10’ 점령

영화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세련되게 읽히는 이유는 캐릭터들의 생동감 덕분이다. 박지영이 연기한 양미경은 전형적인 ‘엄마’의 틀을 벗어난다. 프로급 ‘오지라퍼’로서 고시원 안의 모든 청춘을 내 자식처럼 대하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날카로운 추리력을 선보인다.

사진= 콘텐츠판다

조복래가 연기한 ‘개태’와의 호흡도 백미다. 동일맨션 거주자이자 관리사무소 직원인 개태는 험악한 외모와 거친 이름만큼이나 건전한 삶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지만 우연히 미경과 엮이게 되면서 그의 페이스에 휘말려 공동 작전을 펼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묘한 케미스트리가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 콘텐츠판다

반면, 김대현이 연기한 아들 ‘이익수’는 현실적인 고시생의 이면을 담아낸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3년째 고시 공부 중인 그는 홀어머니의 뒷바라지 속에 경제 활동 경험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120만 원이라는 거액의 수도요금 고지서에 “그냥 돈 내고 말자”고 반응하는 대책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사진= 콘텐츠판다

‘범죄의 여왕’은 개봉 당시 대형 상업 영화들에 밀려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작품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와 탄탄한 서사 덕분에 매니아층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돼 왔다. ‘아줌마 파워’라는 친숙한 소재를 장르물과 결합한 신선한 시도, 삭막한 고시원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미스터리는 1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사진= 콘텐츠판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기대 안 했다. 기대해도 좋다”, “대안하고 봐서 그런지 몰라도 병맛 재미랄까. 스릴도 있고 웃기기도 하고 마지막에 감동… 홍보가 덜 돼서 그렇지 나름 좋은 영화”, “정말 재밌는데, 개봉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개봉관 확보를 이렇게까지 못 하다니 슬프다. 영화는 정말 재밌다. 이거 거대 배급사를 만났어야 되는 영화인데….”, “예고편 보고 엄청 기대하고 가서 초반에 살짝 지루한 감은 있었지만 스토리 신선하고 배우분들 생활 연기 너무 잘하셔서 웃기기도 하고 재밌었다. 줄거리 아예 모르고 갔으면 더 재밌게 잘 봤을 듯하다. 영화 대박 나길”, “익수 엄마, 미경, 우리 엄마 또는 누군가의 어머니. 역시 ‘여왕’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칭호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하는,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영화”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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