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시원한 액션과 유머, 오는 29일 OTT로 다시 돌아온다

2012년 여름 극장가를 시원하게 얼렸던 조선판 하이스트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다시 한번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김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작품은 오는 29일 세계적인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재공개될 예정이다. 개봉 당시 영화를 놓쳤던 관객들은 물론 10여 년 전의 유쾌한 기억을 간직한 이들에게도 새로운 감상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최고의 ‘꾼’들이 모였다… ‘얼음’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권력을 둘러싼 음모에 맞서 서빙고의 얼음을 터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3년간의 치밀한 기획과 준비 과정을 거쳐 완성된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특히 실존 인물인 이덕무와 백동수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역사적 사실 위에 상상력을 덧입힌 ‘팩션(Faction)’ 장르의 묘미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중 배경인 조선 시대에서 ‘얼음’은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이다. 우의정의 서자로 태어나 총명함은 탁월하지만 잡서적에 빠져 지내던 ‘덕무’(차태현 분)는 얼음 독점권을 차지하려는 좌의정 ‘조명수’의 계략으로 아버지가 누명을 쓰게 되자 복수를 결심한다. 그의 계획은 단순하면서도 파격적이다. 바로 왕실의 얼음 창고인 서빙고를 통째로 터는 것.

덕무는 한때 서빙고를 관리했으나 조명수 일행에 의해 파직당한 조선 제일의 무사 ‘동수’(오지호 분)와 손을 잡는다. 이후 이들은 작전 수행에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한다.
화려한 캐스팅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향연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입체적인 캐릭터 군단이다. 차태현은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작전의 설계자 ‘이덕무’를 완벽히 소화했으며 오지호는 압도적인 무술 실력을 자랑하는 ‘백동수’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한양 최고의 자금줄 ‘수균’(성동일), 도굴 전문가 ‘석창’(고창석), 폭탄 제조의 달인 ‘대현’(신정근), 변장술의 대가 ‘재준’(송종호), 광속의 마차꾼 ‘철주’(김길동)까지 합세하며 조선판 어벤져스를 방불케 하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또한 동수의 여동생이자 잠수 전문가인 ‘수련’(민효린), 아이디어 뱅크 ‘정군’(천보근), 유언비어의 원조 ‘난이’(김향기) 등이 가세해 3만 정에 달하는 얼음을 훔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펼친다.
‘신파’ 없는 깔끔한 연출, 하이스트 장르의 이정표
개봉 당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관객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당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도둑들’과 같은 시기에 상영됐음에도 전국 약 49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전문가들과 관객들은 영화의 성공 요인으로 ‘신파의 부재’를 꼽는다. 한국 상업 영화의 고질적인 한계로 지적되던 과도한 감정 호소나 억지 눈물을 배제하고 사건의 전개와 유머에 집중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10여 명에 달하는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탁월한 비중 배분을 통해 각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

내러티브 측면에서도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 담백하고 가벼운 연출을 유지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한국형 하이스트 영화와 코믹 역사극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개봉 첫날에만 전국 19만 2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도둑들’과 치열한 1, 2위 쟁탈전을 벌였으며 뒤이어 개봉한 ‘이웃사람’과의 경쟁 속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창구를 통해 다시 공개되는 만큼, MZ세대를 포함한 젊은 층에게는 신선한 코믹 사극으로, 기존 관객들에게는 추억을 환기하는 유쾌한 오락 영화로 다시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