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장르로 '호불호' 극심했지만 완성도 하나는 1000만 작품 안 부러운 명작 한국 영화

장르로 ‘호불호’ 극심했지만 완성도 하나는 1000만 작품 안 부러운 명작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압도적 완성도로 손익분기점 돌파… 384만 관객 사로잡은 디스토피아 작품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2023년 여름 한국 영화계에 강렬한 파장을 일으켰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이라는 재난적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 군상의 본성을 치밀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소행성 충돌 이후 모든 콘크리트가 쓸려 내려간 폐허 속에서 홀로 우뚝 솟아 있는 ‘황궁아파트’. 영화는 아이러니한 공간을 통해 생존과 도덕, 공동체의 경계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폐허 속 홀로 남은 황궁아파트와 생존자들

대지진으로 하루아침에 서울이 폐허가 된 상황에서 오직 황궁아파트만이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는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유일한 안식처인 이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기존 입주민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다. 평범했던 이들은 이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주민들만의 세상을 구축하기로 결심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이 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 분)은 작품의 구심점이다. 103동 902호에 거주하는 평범한 주민이었던 그는 위기 상황 속에서 단호한 결단력과 행동력을 선보이며 임시 대표로 추대된다.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구호 아래 영탁은 외부인을 배척하고 아파트 내부의 질서를 확립하는 데 앞장선다. 이병헌은 광기와 책임감이 뒤섞인 리더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긴장감을 주도한다.

영탁의 조력자로 활약하는 김민성(박서준 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적 인물이다. 602호 거주자인 그는 행정학을 전공한 공무원 출신으로 아내 명화와 단란한 삶을 꿈꾸던 인물이었다. 재난 상황에서 영탁의 눈에 띄어 방범대로 발탁된 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점차 냉혹한 생존 법칙에 순응해 가는 변화를 보여준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반면 그의 아내 주명화(박보영 분)는 민성과는 다른 방향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간호사 출신인 그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부상자들을 돌보며 인간미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효율과 생존을 우선시하는 영탁·민성과, 보편적 인류애를 고수하려는 명화의 대립은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다. 여기에 김선영, 박지후 등 연기파 배우들의 가세는 ‘황궁아파트’라는 폐쇄적인 공간의 밀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384만 관객 동원으로 입증한 디스토피아 흥행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모가디슈’, ‘헤어질 결심’ 등과 더불어 팬데믹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탄탄한 각본과 세밀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은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특히 재난 그 자체보다 재난 이후의 시스템과 인간 심리를 묘사하는 방식에 있어 탁월한 성취를 거뒀다는 평가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장르적 특성상 대중적인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디스토피아 사회 드라마라는 장르 안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영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적인 냉혹함은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요소가 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어두운 분위기와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제작 단계에서 알려진 손익분기점은 약 380만 명이었다. 대작들이 쏟아지는 여름 시장에서 쉽지 않은 목표치였으나 작품은 최종적으로 38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객 수를 넘어 한국형 재난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흥행은 유의미하다. 화려한 CG나 전형적인 신파를 배제하고도 묵직한 드라마만으로 관객을 설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폐허가 된 서울의 풍경보다 더 시린 인간의 내면을 비춘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관객들에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길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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