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17년 전 '10만 명'에 그치더니 지금 넷플릭스 순위권 다시 오른 한국 영화

17년 전 ’10만 명’에 그치더니 지금 넷플릭스 순위권 다시 오른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17년 만의 화려한 귀환, 신작 공세 뚫고 넷플릭스 TOP 10 진입

사진= 싸이더스

17년 전 개봉해 관객들에게 깊은 잔상을 남겼던 한국 영화 한 편이 다시금 스크린 밖 안방극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개봉 당시 누적 관객 수는 10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이른바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별칭까지 얻은 작품, 바로 영화 ‘바람’이다.

신작 공세를 뚫고 TOP 10 진입, 이례적인 ‘역주행’

지난 10일 OTT 플랫폼 넷플릭스 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영화 ‘바람’은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에서 당당히 6위를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비스트’를 비롯해 ‘아노라’, ‘메모리’, ‘히트맨2’, ‘친애하는 나의 킬러’ 등 쟁쟁한 최신작과 화제작들 사이에서 2009년 개봉작인 ‘바람’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보기 드문 현상으로 풀이된다.

사진= 싸이더스

이런 역주행의 배경에는 최근 공개된 후속작 ‘짱구’의 힘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 대한 향수와 후속작을 향한 관심이 맞물리며 다시 한번 ‘바람’ 열풍이 불고 있는 모양새다.

배우 정우의 자전적 기록… “폼 나고 싶었던 열여덟의 초상”

영화 ‘바람’은 주연 배우 정우의 실제 학창 시절을 토대로 제작된 자전적 영화다. 정우가 직접 원안과 각본 작업에 참여해 진정성을 더했으며 그가 연기한 주인공 ‘짱구’의 성장통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사진= 싸이더스

영화의 배경은 부산의 악명 높은 광춘상고. 엄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모범생인 형·누나와 달리 ‘간지 나는’ 학창 시절을 꿈꿨던 짱구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명문고 진학에 실패하며 골칫덩이로 전락한다. 폭력과 세력 다툼이 일상인 학교 안에서 짱구는 입학 첫날부터 교내 불법 서클 ‘몬스터’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하며 거친 약육강식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사진= 싸이더스

작품은 짱구가 학교 폭력에 휘말려 유치장 신세를 지고 정학 위기를 넘긴 뒤 결국 ‘몬스터’의 후광을 등에 업고 소위 말하는 ‘폼 나는’ 생활을 누리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 화려해 보이는 껍데기 속에서 소년들이 어른이 되기 위해 겪어야 했던 내면의 몸부림과 성장을 담담하면서도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부산의 향수와 현실감이 빚어낸 ‘수작’의 힘

‘바람’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현실감 넘치는 연출과 살아 있는 캐릭터에 있다. 영화는 1978년생부터 1982년생 사이 부산·경남 지역 상고 및 공고생들이 겪었을 법한 학창 시절의 풍경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사진= 싸이더스

투박한 사투리와 서열 문화, 그 시절 청소년들의 미묘한 심리 묘사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안긴다. 배우 정우를 비롯해 황정음, 손호준 등 현재는 내로라하는 주연급으로 성장한 배우들의 풋풋하면서도 탄탄한 연기력 역시 극의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소다.

명작을 넘어선 시대의 기록

개봉 당시에는 흥행 면에서 큰 빛을 보지 못했으나 이후 입소문을 타며 평론가와 대중 모두에게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폭력을 미화하는 성장 영화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인정받고 싶던 어린 시절’의 욕망과 후회를 진솔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사진= 싸이더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보여줘야 할 영화”, “너무 공감되는 영화였다.. 마지막 장례식장 장면은 잊을 수가 없네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평범해지는 것이다”, “사투리 영화 중 최고다. 진짜 최고다”, “‘바람’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 “한 장면 한 장면 버릴 게 없는,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며 인생을 다시 되짚게 해주는,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웃음과 진중함을 함께 지닌 영화”, “엔딩 크레딧 내내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살아왔나. 나는 짱구처럼 내 세상 내 마음을 다잡아 본 적이 있는가. 내 마음을 뒤돌아본 적이 있는가. 지나가는 바람(Wind)을 지나 무언가의 바람(Wish)이 될 수 있기를.”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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