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고아성·김향기, 스크린 적신 160만 관객의 울림

2014년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한 감독은 전작 ‘완득이’에 이어 다시 한번 김 작가의 서사를 영화화하며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냈다. 특히 ‘완득이’를 함께했던 제작진이 대거 합류하고 배우 유아인과 박수영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며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다시 뭉친 명품 제작진과 배우들, ‘우아한’ 시너지
영화는 평범해 보이던 한 가정의 막내, 천지(김향기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된다. 마트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쿨한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남의 일에는 무덤덤한 시크한 언니 만지(고아성 분)에게 천지는 언제나 착하고 살가운 막내였다. 가족 중 가장 밝고 웃음이 많았던 천지였기에 아무런 유서도 없이 떠난 그의 선택은 남겨진 이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의문을 남긴다.

현숙과 만지는 슬픔을 억누르며 천지가 없는 삶에 적응하려 애쓰지만 우연히 천지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몰랐던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그 중심에는 천지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화연(김유정 분)이 있었다. 동생의 발자취를 쫓던 만지는 천지가 생전 뜨개질을 하던 ‘빨간 털실’ 속에 숨겨 놓은 5개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 속에 담긴 고통과 용서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우아한 거짓말’은 학교 폭력의 잔인함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피해자가 겪는 심리적 고립뿐만 아니라 비극을 막지 못했던 주변인들의 방관과 무관심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은 ‘우아한 거짓말’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비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집단 괴롭힘이라는 사회적 난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호연이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절제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려는 엄마 역의 김희애, 동생의 비밀을 추적하며 성장하는 언니 역의 고아성, 순수함 뒤에 감춰진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한 김향기의 연기는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여기에 유아인, 성동일, 천우희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했다.
스크린 열세 딛고 박스오피스 1위 석권… 손익분기점 돌파의 저력
개봉 첫날 ‘몬스터’에 이어 2위로 출발한 ‘우아한 거짓말’은 당시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던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300: 제국의 부활’을 제치며 저력을 과시했다. 개봉 후 사흘 동안 전국 33만 5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이는 당시 ‘300: 제국의 부활’이 200개 가까이 많은 상영관과 1300회 더 높은 상영 횟수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였다.

기세를 몰아 개봉 3일째에는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역주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대작 ‘노아’의 개봉으로 순위는 한 단계 하락했으나 꾸준한 입소문에 힘입어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가볍게 넘겼다. 영화는 최종 관객 수 160만 명을 기록,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대중에게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평소 말을 험하게 하거나 말투가 안 좋은 사람들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 무심코 뱉은 말이 얼마나 가슴속 깊이 박히는지 알려주는 영화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고, 모든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힘든 일이 없기를 바라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너무 잘 봤다”, “오랫만에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본 영화… 가슴이 먹먹해진다”, “억지 감동이 아니라 더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고, 너무 감동적이었다”, “보는 내내 답답하고 먹먹하고 안타까운 그런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천지가 불쌍해서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더 눈물이 났던 건 천지를 괴롭히던 친구들의 행동 때문에 화가 나서 더 눈물이 났다. 이 영화는 청소년과 학부모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