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개봉 20년 훌쩍 넘었는데도 평점 9점대… 아직도 ‘인생작’으로 불리는 한국 영화

개봉 20년 훌쩍 넘었는데도 평점 9점대… 아직도 ‘인생작’으로 불리는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전국 120만 관객을 울린 ‘동감’의 흥행 공식

사진= CJ CGV

2000년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한국 영화계에는 잊지 못할 감성적인 울림이 찾아왔다. 영화 ‘시월애’와 더불어 한국 판타지 멜로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영화 ‘동감’이 그 주인공이다. 개봉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네이버 영화 평점 9.04점, 다음 영화 평점 9점을 유지하며 관객들의 마음속에 ‘인생 영화’로 자리 잡고 있는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과 우정, 운명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판타지 멜로 전형 된 시대의 명작

영화 ‘동감’은 대한민국 판타지 멜로 장르의 전형을 정립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주연 배우인 김하늘과 유지태는 작품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와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충무로의 흥행 배우로 성장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하지원, 박용우, 김민주 등 당대 청춘스타들의 풋풋한 모습과 밀도 높은 감정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사진= CJ CGV

작품은 아마추어 무선기를 통해 1979년을 사는 여자와 2000년을 사는 남자가 우연히 교신하게 된다는 신선한 설정을 앞세운다. 개봉 당시 할리우드 영화 ‘프리퀀시’와 소재 면에서 비슷하다는 이유로 표절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두 영화의 개봉 시기 차이가 불과 한 달 남짓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우연의 일치에 가깝다. 특히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90년대 말의 제작 환경과 1979년-1999년을 배경으로 했던 초기 유출 대본은 영화가 독창적인 기획 아래 세기말 개봉을 목표로 준비됐음을 보여준다.

1979년 설렘과 2000년 기다림, 어긋난 약속

1979년에 살고 있는 영문과 여대생 윤소은(김하늘 분)은 선배(박용우 분)를 향한 짝사랑의 설렘과 단짝 친구 허선미(김민주 분)와의 우정으로 가득 찬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개기월식과 함께 낡은 무선기에서 정체 모를 교신음이 들려온다. 수신기 너머의 주인공은 2000년을 사는 광고창작학과 학생 지인(유지태 분)이다.

사진= CJ CGV

2000년의 서울, 무선 통신에 열광하는 지인은 자신을 짝사랑하는 서현지(하지원 분)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소은과 지인은 학교 시계탑 앞에서의 만남을 약속하지만 그들의 약속은 어긋나고 만다. 1979년의 소은은 최루탄 가스 자욱한 교정에서 공사 중인 시계탑을 바라보며 지인을 기다리고 2000년의 지인은 장대비가 쏟아지는 완공된 시계탑 아래에서 소은을 기다린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 서 있었기에 결코 만날 수 없었던 두 사람은 곧 자신들이 21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두고 대화하고 있다는 믿기 힘든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공간을 넘은 공감, 쓸쓸한 인연의 운명

이후 두 사람은 무선기를 통해 마술 같은 소통을 이어간다. 짝사랑의 고민부터 각자가 사는 시대의 풍경,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세계를 공유한다. 1979년의 아날로그 감성과 2000년의 디지털 시대가 무선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연결되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이해자이자 친구가 돼간다.

사진= CJ CGV

하지만 두 사람의 신비로운 교신 끝에는 쓸쓸한 운명의 장난이 가로놓여 있다. 과거의 선택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각자의 사랑과 우정이 21년의 세월 속에서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확인하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슬픔을 안겨준다.

사진= CJ CGV

영화 ‘동감’이 개봉한 2000년은 지금처럼 통합 전산망을 통한 관객 집계가 체계적이지 않았던 시기다. 따라서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당시 전국 관객 120만 명을 동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0년 전체 영화 흥행 순위 6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당시 ‘동감’이 얼마나 큰 사회적 관심과 인기를 끌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사진= CJ CGV

세월이 흘러 통신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사랑의 감정은 변하지 않았다. 21년 전의 무선기처럼 영화 ‘동감’은 여전히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시간 속에서 당신의 사랑은 안녕한지, 누군가의 진심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 말이다. 비록 두 주인공의 인연은 엇갈렸을지라도 그들이 나눈 ‘동감’의 의미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준다.

Latest news

Related news

이슈피커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