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한국 극장가에서 다시 한 번 천만 관객 신화를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극장 관객 수 감소로 대규모 흥행 작품이 드문 상황 속 세워진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특히 주연 배우 박지훈은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기록을 남기며 특별한 순간을 맞았다.
‘왕과 사는 남자’, 2년 만에 등장한 천만 영화
단종의 마지막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이후 꾸준한 관객 호응을 얻으며 흥행 상승세를 이어왔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의 누적 관객 수는 개봉 31일째인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 기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국내 개봉작 가운데 34번째로 탄생한 천만 영화다.

최근 몇 년 사이 극장가 전체 관객 규모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한국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것은 약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천만 관객을 기록한 작품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2024년에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약 1191만 명, ‘범죄도시 4’가 약 1150만 명을 기록하며 천만 고지를 넘은 바 있다. 작년 극장가에서는 연말 애니메이션 열풍 속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가 77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지만 천만 기록에는 이르지 못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의 비극적인 왕 단종의 마지막 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 광천골에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삶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왕의 자리에서 쫓겨난 한 인물이 평범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인간적인 온기를 나누는 과정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는 유배자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이홍위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인물이다.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신분과 나이를 넘어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된다. 이들의 관계는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이끌어내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달한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 또한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해진과 박지훈이 중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운데 한명회 역을 맡은 유지태와 궁녀 매화 역의 전미도 역시 강렬함을 남기며 극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은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에게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장 감독은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한 이후 약 24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이 됐다. 오랜 시간 작품 활동을 이어온 끝에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영화계에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지훈,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 등극
배우들의 기록도 눈길을 끈다. 유해진은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 ‘파묘’에 이어 다섯 번째 천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됐다. 유지태 역시 배우 생활 동안 처음으로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리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여기에 박지훈은 상업영화 첫 작품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강렬한 출발을 알렸다.

‘왕과 사는 남자’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도 흥행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설 연휴와 삼일절 연휴 기간 동안 꾸준히 관객이 몰리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했다.

관객 증가 속도 역시 눈에 띈다. 영화는 개봉 5일 차에 100만 명, 12일 차에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어 개봉 14일 차였던 설 당일에는 300만 명을 기록, 다음 날인 15일 차에 400만 명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에도 관객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삼일절에는 하루 동안 약 81만 7000명이 극장을 찾아 개봉 이후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했다. 결국 개봉 3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사극 장르 영화가 천만 관객을 기록한 것은 ‘왕의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에 이어 네 번째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천만 기록을 달성하며 사극 장르의 흥행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천만 돌파까지 걸린 기간을 살펴보면 ‘명량’이 개봉 12일 만에 천만을 넘기며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이어 ‘광해, 왕이 된 남자’는 38일, ‘왕의 남자’는 50일이 걸렸는데 ‘왕과 사는 남자’는 31일 만에 기록을 달성하며 그 사이에 자리하게 됐다.

장 감독은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에 저와 가족들 모두 기쁘면서도 조심스럽다”며 “많은 분께 축하 연락을 받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